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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갤러리 페로탕 서울은 일본의 네오팝 아티스트 Mr. 와의 다섯번 째 전시인 <도쿄, 해질 무렵, 내가 아는 도시: 허전한 내 마음과 같은>을 개최한다. 갤러리 전체가 몰입환경으로 탈바꿈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공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작가의 신작들이 곳곳에 설치될 계획이다. 최근 도쿄의 구찌 긴자에서 선보인 콜라보레이션의 뒤를 있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서울에서 선보이는 첫번째 개인전이다. 전시를 통해 한국의 관객들은 작가의 다채롭고 복합적인 작품 세계를 한껏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Mr.의 작품 세계를 아우르는 설치 작품들은 로버트 라우센버그 (Robert Rauschenberg)의 아상블라주 (assemblage)와 이탈리아의 아르테 포베라 (Arte Povera)에 영향을 받은 작가의 은밀하고 상상력 넘치는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해질 무렵의 도쿄의 풍경을 배경으로 어린 소녀들의 얼굴들이 마치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듯 어수선하게 흐트러진 방 안 여기저기에 보인다.

    작품의 시각적 유희는 제2차 세계대전을 비롯해 2011년 전국을 강타한 쓰나미와 지진에 이르기 까지 수차례의 재난을 겪은 전후 일본의 상황에 근거한다. 이전의 작품 <나에게 당신의 날개를 주세요: 다르게 생각하기> 는 2014-2015년 시애틀미술관에서 열린 미국에서의 첫 번째 주요 개인전 <리브 온: Mr.의 일본 네오팝>의 핵심 작업이었다. 일면 평화롭고 질서 있어 보이는 국가의 겉모습 이면에는 일본 시민들의 정서에 잠재되어 있는 불안과 혼돈이 도사리고 있다. 전시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무질서와 엔트로피는 이러한 문제적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다.

    고유의 순수성과 천진성을 대변하는 교복을 입고 있는 실물 크기의 소녀상은 이와 같은 혼돈의 상황과는 대조되는 모습으로 서있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 등장하는 이상화 된 캐릭터들에 대한 강렬한 끌림을 뜻하는 “모에” (여성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나 호감을 일컫는 오타쿠 용어)의 정수를 형상화 하는 이 소녀상은 작가의 자칭 “오타쿠”적 정체성을 특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소녀상의 양쪽으로는 마치 그래피티와 같은 추상적 공간 속을 떠도는 듯한 밝고 활기찬 소녀들의 얼굴 그림 시리즈가 자리잡고 있다. Mr.는 이러한 방식으로 배경을 처리함으로써 테이크아웃 메뉴나 영수증 종이 위에 만화 캐릭터들을 그리곤 했던 작가의 초기 시절에 대한 경의를 표하고 있다. 그 시기의 경제 성장과 소비주의의 급속한 성장을 반영하는 초기 작품들은 Mr.의 필연적인 팝아트로의 진출과 함께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위상이 일본 현대사회에 대해 언급하는 지적 예술형식으로 부상했음을 말해준다.

    Mr.의 귀여운 만화풍 캐릭터들의 탄생은 그 자신의 오타쿠 문화에 대한 집착과 함께 자연재해, 전쟁, 사회적 불안 등 근대의 역경으로 비롯된 심리적 트라우마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일본을 불안정한 상황 속에 처하게 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애니메이션과 오타쿠 문화는 급증했다. 이러한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인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소녀와 소년들은 모험을 떠나 결국 성공적으로 임무를 달성한다. 작가에 따르면

    이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현실적인 문제로부터의 자유, 보다 밝은 미래에 대한 상징, 본연의 젊음과 힘은 “그토록 심각한 상실과 무기력함 속의 삶에 대처하기 위해서 어떠한 형태—종교이던 공상과학이던—의 내러티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Mr.의 큰 눈망울의 어린 소녀들은 연약하고 섬세해 보이는 외모 이면에 존재하는 다층적인 의미와 해석의 복합적인 심리상태를 내포하고 있다. 어린아이 같은 주제와 설치 작품 이면에 감추어진 메시지의 진지함 사이의 충돌은 관객들이 소비하고 숙고할 만한 시각적으로 생생하고 매력적인 장면을 만들어 낸다.

    1969년 일본의 쿠파에서 출생한 Mr.는 1996년 도쿄 소케이미술학교 예술학부를 졸업했다. 무라카미 다카시의 제자였으며, 카이카이 키키의 설립 멤버이기도 하다. 그는 “수퍼플랫” 운동과 연관하여 만화와 애니메이션 같은 하위예술을 고급 표현 형식으로 승격시켜 일본 고유의 미학을 세계적 언어로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Mr.의 주요 개인전 및 단체전은 다음과 같다: <애니마믹스 비엔날레 2015-2016>, 대구미술관, 한국; <리브 온: Mr.의 일본 네오팝>, 시애틀 미술관 (2014); <쿄토-도쿄: “사무라이에서 만화까지”>, 그리말디 포럼, 모나코(2010); <애니메이크>,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 일본 (2009); <KRAZY! 아니메 + 코믹 + 비디오게임 + 아트의 환상적 세계>, 밴쿠버아트갤러리 (2008); <레드 핫: 아시아 미술의 현재 - 채니 패밀리 컬렉션 >, 휴스턴 미술관 (2007); <치호 아오시마, Mr. 아야 다카노 >, 리용 현대미술관, 프랑스 (2006); <리틀 보이: 폭발하는 일본 하위문화의 미술>, 저팬 소사이어티, 뉴욕 (2005). 필라델피아미술관, 시애틀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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